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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24 행정사 사무소
독서토론회 : 환상의 빛 (미야모토 테루) 본문
안녕하세요? 복잡한 행정을 단순하게 연결하는 링크24 행정사 사무소 노양호입니다.

날이 따뜻해지면서 외근과 행정 실무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마음의 여백을 만들어주는 독서 시간만큼은 놓치지 않으려 노력 중입니다.
이번 독서토론회 "산책회"에서 선택한 책은 미야모토 테루의 소설 『환상의 빛』 이었습니다. 매월 만나는 독서모임이지만, 매월매월 발제자에 따라서 바뀌는 주제에 접하지 못한 주제의 책을 만나는 즐거움도 많습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805773
환상의 빛 - 교보문고
불가피하게 잃어버릴 수밖에 없는 것들에 대하여
product.kyobobook.co.kr
오늘은 최근 퇴근길과 주말 틈틈이 읽으며 깊은 여운에 잠겼던 미야모토 테루의 소설 『환상의 빛』에 대한 리뷰를 적어볼까 합니다.

책 소개
이 책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아름다운 데뷔작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원작 소설이 지닌 정교하고 서정적인 문체의 힘은 또 다른 울림을 줍니다. 책 속에는 상실과 이별, 그리고 남겨진 자들의 삶을 다룬 쓸쓸한 단편 4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환상의 빛』은 일본 순문학의 거장 미야모토 테루의 대표 중단편집입니다. 가슴 한구석에 상실의 아픔과 외로움을 품고 살아가는 인물들의 일상을 담담하고 투명하게 그려냅니다. 누구나 살면서 마주할 수밖에 없는 이별의 순간과 인간 존재의 나약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계속해서 지탱해 나가는 이들의 모습을 따스한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품입니다.

단편 「환상의 빛」
표제작인 「환상의 빛」은 어느 날 갑자기 아무런 전조도 없이 철로 위를 걸어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남편 '이쿠오'의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여인 '유미코'의 독백(수취인 없는 편지)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당신이 가끔 들렀던 가게입니다. 조금도 변하지 않은 점포의 구조를 보았을 때 문득 정겨워졌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흘러 다른 이와 재혼하여 평온한 일상을 가꾸면서도, 유미코의 마음 한편에는 늘 '왜 남편이 자살했는가'에 대한 불가해한 의문이 깊은 응어리로 남아 있습니다. 인간은 살기 싫어서가 아니라, 단지 저 멀리서 반짝이는 '환상의 빛'에 이끌리듯 그렇게 허망하게 떠날 수도 있다는 생의 가혹한 슬픔을 유미코의 맑고 서러운 목소리로 절절하게 전해줍니다.

단편 「밤 벚꽃」
오래전에 이혼하고 소중한 아들마저 떠나보낸 중년 여성 '아야코'의 슬픔과 소박한 희망을 다룬 작품입니다.
"청년의 얼굴이 지붕 한쪽에서 살짝 보였다가 다시 안으로 사라졌다. 아야코는 이층으로 올라가 청년이 내려오기를 기다렸다."
그녀의 앞에 나타난 젊은 청년과의 만남과 소통, 그리고 밤하늘 아래 흐드러지게 핀 밤 벚꽃의 눈부신 풍경이 대조를 이루며 시각적으로 큰 울림을 줍니다. 상실로 점철된 쓸쓸한 생이라 할지라도, 계절마다 피어나는 벚꽃처럼 삶의 한 자락에는 여전히 따스하고 훈훈한 온기가 남아 있음을 속삭여주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은 이야기입니다.

단편 「박쥐」
도심에서 우연히 옛 친구를 만나, 학창 시절 묘한 공허함을 풍기던 친구 '란도'의 부고를 전해 들으며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입니다.
"나와는 완전히 이질적인 것을 란도의 차가운, 그렇다고 결코 날카롭다고는 할 수 없는 묘한 공허함이 깃든 눈빛에서 느꼈던 것이다."
불륜이라는 부도덕한 현재의 일상과, 박쥐가 어지럽게 날아다니던 뜨거웠던 중학교 시절 여름날의 추억이 선명하게 오버랩됩니다. 사춘기의 미묘하고 어렴풋한 기억 속에 잠재된 삶의 이면과 죽음의 쓸쓸함이 감각적인 묘사를 통해 묵직하게 다가옵니다.

단편 「침대차」
도쿄로 향하는 밤기차(침대차) 안에서, 기차 한구석에서 들려오는 한 노인의 처연한 울음소리를 계기로 어린 시절 가장 친했던 친구를 떠올리는 이야기입니다.
어릴 적 물에 빠져 질식하기 직전 극적으로 살아난 이후 서서히 멀어져 갔던 그 친구의 기억. 그리고 밤기차의 어둠 속을 울리는 노인의 울음소리는 삶과 죽음이 아주 얇은 종이 한 장 차이로 맞닿아 있음을 상기시킵니다. 우리의 삶 한복판에 언제나 죽음이라는 그림자가 함께 달리고 있음을 깊은 여운으로 남깁니다.

총 평
『환상의 빛』에 실린 4편의 이야기들은 모두 '갑작스러운 상실'이라는 공통된 테마를 가지고 흐릅니다.
미야모토 테루는 죽음이나 이별로 인해 뚫려버린 마음의 구멍을 억지로 메우려 하지 않습니다. 그저 흐르는 시간 속에서 그 고통과 공허를 묵묵히 견디고 견뎌내며 마침내 일상으로 복귀하는 인물들을 담담하게 비출 뿐입니다.
누군가를 잃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혹은 이해할 수 없는 이별 앞에 망연자실해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페이지를 넘기는 내내 깊은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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