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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24 행정사 사무소
독서토론회 : 클레어 키건 "맡겨진 소녀" 본문
안녕하세요? 복잡한 행정을 단순하게 연결하는 링크24 행정사 사무소 노양호입니다.

아침저녁으로 공기가 선선해지는 계절입니다. 업무가 아무리 바빠도 독서토론회에서 함께 읽는 책만큼은 챙기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책은 아일랜드 작가 클레어 키건의 『맡겨진 소녀』입니다.
이번 독서토론회의 장소는 강동구 천호동에 위치한 노란코끼리 카페, 우리 모임의 단골장소가 된 장소입니다. 소그룹으로 독립된 공간이 많아 다른 모임도 자주 하는 카페입니다.

이번 포스팅은 이 책을 통해 느낀 단상들을 정리해 보려 합니다. 100쪽 남짓의 얇은 책인데, 읽고 나서도 한동안 마음이 그 여름 속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책 소개
클레어 키건은 1968년 아일랜드 위클로에서 태어났습니다. 24년 동안 단 네 권의 책만 펴냈는데, 영국 《가디언》은 그런 희소성을 두고 탄광 속 다이아몬드에 빗대기도 했습니다. 『맡겨진 소녀』는 2009년에 쓰였고, 같은 해 데이비 번스 문학상을 받았습니다. 《타임스》가 꼽은 ‘21세기 최고의 소설 50권'에도 이름을 올렸고, 아일랜드에서는 교과과정에 포함되어 모두가 읽는 소설로 자리 잡았다고 합니다.
국내에는 2023년 다산책방을 통해 처음 소개되었습니다. 2022년 영화 「말없는 소녀」로도 만들어져 아일랜드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최종후보에 올랐습니다.


줄거리
배경은 아일랜드의 시골 마을입니다. 가난하고 무관심한 가정에서 자란 어린 소녀가 있습니다. 아버지는 살림을 돌보지 않고, 어머니는 또 아이를 가져 지쳐 있습니다. 소녀는 여름 동안 먼 친척인 킨셀라 부부의 농장에 맡겨집니다.
처음에 소녀는 낯선 집이 불안하고 눈치만 봅니다. 그러나 아내 아일리시는 소녀를 씻기고 먹이고 보살피고, 남편 숀은 말수는 적어도 묵묵히 곁을 지켜줍니다. 소녀는 난생처음 누군가에게 온전히 돌봄을 받는 경험을 합니다. 줄거리만 보면 새로울 것이 없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바로 그 평범한 줄거리를 아주 절제된 문장으로 놀랍도록 깊게 그려냅니다.


인상 깊었던 대목
첫째, '말하지 않음'으로 말하는 방식입니다. 이 소설은 감정을 설명하지 않고 행동과 사물로 보여줍니다. 소녀를 위해 새 옷을 내주는 손길, 식탁에 놓인 음식, 한낮의 햇빛 같은 사소한 장면이 큰 울림을 줍니다.
둘째, 집안에 드리워진 보이지 않는 상처입니다. 킨셀라 부부의 다정함 뒤에는 쉽게 입 밖에 내지 못하는 아픔이 있다는 것이 조금씩 드러납니다. 이 사실을 알고 나면 부부가 소녀에게 쏟는 마음이 다르게 읽힙니다. 한 번 읽을 때와 두 번 읽을 때의 느낌이 확연히 달랐습니다.
셋째, 마지막 장면의 여운입니다. 여름이 끝나고 소녀가 돌아가야 할 때, 짧은 한 장면이 그동안 쌓인 감정을 한꺼번에 터뜨립니다. 아직 읽지 않은 분들을 위해 자세한 이야기는 아끼겠습니다. 읽는 분마다 다르게 가슴에 남을 대목이라고만 말씀드립니다.


총 평
『맡겨진 소녀』는 '돌봄을 받는다는 것'이 한 사람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조용히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거창한 사건이나 화려한 수사 없이도 단어 하나하나가 제자리에 놓여 있어서, 짧은데도 긴 소설을 읽은 듯한 밀도가 느껴졌습니다.
업무상 많은 분의 어려움을 듣다 보면, 결국 누군가 곁에서 묵묵히 챙겨주는 일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새삼 느끼게 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저도 그 마음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이전 독서토론회의 책인『환상의 빛』이 상실을 견디는 이야기였다면, 『맡겨진 소녀』는 돌봄으로 다시 살아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독서모임의 다른 분들은 소녀와 킨셀라 부부 중 누구에게 더 마음이 갔는지, 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아래의 영화로도 개봉되었습니다. 제목은 "말없는 소녀". 책과 같은 잔잔한 여운을 선물하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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